
글로벌 산업 지형이 인공지능 중심으로 급격하게 재편되면서, 정부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동력으로 AI 반도체를 지정하고 전례 없는 대규모 인프라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계 부처는 총 8,000억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K-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을 본격 궤도에 올렸으며, 설계부터 생산, 실증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반도체 제조지원 TF’를 공식 출범시켰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서버나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 자동차, 로봇 등 기기 자체에서 AI 연산을 수행하는 국산 온디바이스 AI 칩 10종을 개발하여 완제품에 탑재하는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서남권과 충청권을 잇는 대규모 반도체 팹 및 데이터센터 메가 투자 계획까지 맞물리며 인프라 지원은 정점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부 주도의 거대한 생태계 조성 사업 속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기업들은 크게 세 가지 영역으로 압축됩니다.
파운드리 생산 거점의 중심축, 삼성전자
정부 AI 반도체 인프라 지원의 후방 기지이자 가장 든든한 버팀목은 단연 삼성전자입니다. 국산 AI 칩을 아무리 잘 설계하더라도 이를 실제로 찍어낼 수 있는 미세 공정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라인이 없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정부 주도의 반도체 제조지원 TF에 국내 파운드리 기업 중 유일하게 참여하여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국내 유망 팹리스(설계 전문 기업)들이 개발한 시제품이 일정 지연 없이 신속하게 제작되고 실증 단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파운드리 기술 지원과 제조라인(팹) 할당을 구체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정부의 인프라 자금 지원이 팹리스의 개발비를 낮춰준다면, 삼성전자는 축적된 첨단 공정 노하우와 생산 인프라를 개방하여 국산 AI 칩의 양산 성공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칩 설계의 뿌리가 되는 핵심 IP 파트너 기업들
정부 지원 사업의 또 다른 핵심 축은 고성능 AI 반도체 설계의 기본 뼈대가 되는 IP(지식재산권) 기업들입니다. AI 칩 설계는 막대한 비용의 IP 구매비와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비용이 장벽으로 작용하는데, 정부는 이를 직접 지원하여 팹리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전략입니다. 이 과정에서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핵심 국산 IP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 오픈엣지테크놀로지: AI 반도체의 핵심인 NPU(신경망처리장치)와 메모리 시스템 IP를 동시에 보유한 세계 유일의 기업으로, 정부의 온디바이스 AI 칩 국산화 과제에서 핵심적인 기술 표준을 제공합니다.
- 칩스앤미디어: 자동차, 로봇 등 온디바이스 기기에서 필수적인 영상 데이터 처리를 담당하는 비디오 IP 분야의 글로벌 강자로, 수요기업 맞춤형 AI 칩 개발의 필수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 퀄리타스반도체: 초고속 인터페이스 IP 기술력을 바탕으로 초고속 데이터 전송이 필수적인 AI 반도체 인프라의 데이터 병목 현상을 해결하는 핵심 기술을 지원합니다.
이들 기업은 글로벌 IP 거두인 Arm, 시높시스 등과 함께 TF에 참여하여 국내 팹리스의 설계 환경을 고도화하는 데 전방위로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자율제조 및 AI 실증을 이끄는 수요 공급 기업
정부 인프라 지원의 최종 목적지는 개발된 AI 반도체를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여 대전환을 이루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제조업 인공지능 전환(M.AX) 및 실증 사업을 주도하는 기업들의 가치도 함께 급등하고 있습니다.
특히 생성형 AI와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합해 현장 데이터를 스스로 인지하고 제어하는 AX 자율제조 솔루션 전문 기업들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공정 자동화를 넘어 자율화 시스템을 시연하며 상반기 수주액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끌어올린 기업들이 그 예입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K-온디바이스 AI' 칩이 탑재될 완제품을 만드는 자동차, 로봇, 바이오 분야의 대형 수요기업들과 이들을 연결하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기업들은 정부 지원 인프라 위에서 가장 먼저 국산 AI 칩의 성능을 검증하고 상용화 혜택을 누릴 핵심 수혜주로 꼽힙니다.